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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빨에 살고 있는
조그만 벌레예요.
 내가 살고 있는 이빨은 연아라는
아주 예쁜 7살짜리
여자 아이의 이빨이지요.
연아는 벌써 이빨이 네 개 영구치로
바뀌었는데 나 때문에
젖니를 치료하기도 해서
어금니는 쇠붙이 같은 걸로
덮어 놓았어요.
오늘도 슬금슬금 연아가
나에게 맛있는 걸 주기를
기다리고 있어요.
꺄악
사탕이예요
연아는 막대사탕을 좋아하거든요
연아가 날름날름
사탕을 빨아 먹으면
나는 그 사탕물을 먹으러
연아의 이빨 틈으로 들어가요.
아 맛있어
나는 좀 더 깊숙이
이빨 틈으로 들어갔어요.
야금야금
사악 사악
어때요
여러분도 내가
이빨을 갉아 먹는
소리가 들리나요
너무 너무 맛있어서
멈출 수가 없어요.
어디 보자. 이 쪽 어금니는
아직 치료를 안했군
그럼 여기를 먹어 볼까
나는 새로운 어금니를
실컷 갉아 먹은 뒤 잠이 들었어요
오늘도 연아가 젤리를
먹어서 더 좋았답니다
왜냐하면 젤리는
이빨 사이에
아주 많이 끼어 있어서
내가 실컷 먹을 수 있거든요.
그런데 어느 날
잠을 좀 자려고 하는데
연아의 우는 소리가 들렸어요
엄마, 이빨이
너무 아파 흐으응 엉엉
어디 보자 아 해봐
이런 충치가 생겨 까맣게 됐네
연아야. 단 거 먹고는
꼭 이빨을 잘 닦으라고 했지
연아가 다음 날부터
이빨을 너무 열심히 닦기
시작해서
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매일 굶고 있어서
배가 고파 죽을 지경이거든요
연아의 치카치카
싹싹 소리만 들으면 슬퍼져요
게다가 연아는
요즘 사탕도 젤리도
잘 먹지 않아요.
오늘도 나는 연아의 이빨
구석구석을 꼼꼼하게
다녀봤어요
앞니도 송곳니도 어금니도
어느 곳 하나 뚫고
들어갈 수가 없네요.
아 나는 이제
힘이 하나도 없어요
이제 여기서
살 수가 없을 것 같아요
그래도 마지막 힘을 내어
연아의 어금니 속으로
어떻게든 들어가려는 순간
무언가가 소독약 냄새를
풍기며 연아의 이빨을
덮어 버렸어요.
오오 내가 제일 무서워하는
불소예요
불소가 덮어버리면
우린 이빨에 들러붙어
살 수가 없거든요
연아는 이제
건강한 이빨을
가지게 될 것 같아요.
연아야 이제 나하고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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