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양말

나 어릴 적에 살았던 시골 동네엔

밤이 되면 개구리의 자장가 들으며

방이 없어 옹기종기 모여 잠을 자고

엄마 아빠 팔다리엔 온통 파스 냄새만

가득하네

어느 날은 학교에서 실내화를 신는데

구멍 난 양말을 보며 웃어대는 친구들

상처받은 난 엄마에게 화풀이하고

미안하다 달래주시던 엄마의 발에는

짝짝이 구멍 난 양말

나는 알면서도 더 화를 냈고

그늘지고 있는 엄마의 얼굴

두 손엔 내 양말 꼭 쥐어지고는

한참 동안 멍하니 서있었던

엄마 엄마 엄마 엄마

그날 밤은 유난히도 진한 파스 냄새에

달아난 잠을 찾으려 누워있는데

여전히 나 개구리의 자장가 들으며

잠이 오길 기다리다 문득 돌아보니

울고 있는 우리 엄마

나는 알면서도 안아주지 못했고

도망치듯 등을 돌려

불 꺼진 방안에 울려 퍼지는

엄마의 울음소리

나는 알면서도 안아주지 못했고

도망치듯 등을 돌려

불 꺼진 방안에 울려 퍼지는

엄마의 울음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