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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도의 끝이
복도의 시작을 닮아있었어
복도를 전부 걸은 뒤에야 알았어
들어온 문이 나가는 문이었던 미로처럼
시작과 끝이 어떻게 같을 수가 있는지
나는 그게 희한해서
처음으로 돌아가 물어보고 싶었어
처음은 처음답게 거기 있을 줄 알았어
토마토와 일요일
오디오와 기러기처럼
거꾸로 읽어도 상관없던 이름들처럼
빗속에서 잃어버린 등장인물을
읽던 책의 첫 페이지로 돌아가
처음부터 찾는 것처럼
사실 내가 찾는 인물은 이야기의 처음에도
끝에도 등장하지 않는 것처럼
두 사람으로 태어났지만 저주를 풀었기에
한 몸이 되어 죽었다는 남녀추니의 이야기는?
그건 다른 책이었지
비를 맞으며 사라지던 사람은 책이 아니라
창밖에서 읽은 장면이라는 것도
이제는 어디가 끝이고 시작인지 잘 모르겠어
새로운 책을 읽어도 나는 똑같은 나고
슬픔은 슬픔이고
거꾸로 읽으면 이상한 이야기가 돼
같은 장소를 몇 번이고 반복한 뒤에야 알았어
어떤 이야기는 한 방향으로만 읽어야 했어
고양이와 장우산
뒷모습과 월요일
돌아보면 없는 말이 되는 이름들처럼
사라지고 없는 처음을 향해 걸었어
거기가 나가는 문이라는 걸 알아
복도의 시작이 복도의 끝을
닮아있었어
Written by: 김준호, 조온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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