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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용서를 청해야 할 저녁이 있다
맑은 물 한 대야 그 발 밑에 놓아
무릎 꿇고 누군가의 발을 씻겨 줘야 할 저녁이 있다
흰 발과 떨리는 손의 물살 울림에 실어
나지막이 무언가 용서를 고백해야 할 저녁이 있다
무언가 용서를 청해야 할 저녁이 있다
맑은 물 한 대야 그 발 밑에 놓아
무릎 꿇고 누군가의 눈물 닦아줘야 할 저녁이 있다
언 두볼과 떨리는 두 눈에 맺힌 눈물길 따라
나지막이 무언가 고백해야 할 저녁이 있다
그러나 그 저녁이 다 가도록 나는 첫 한마디를 시작하지 못했다
누군가의 발을 차고 맑은 물로 씻어주지 못했다
Written by: 이면우, 이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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