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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에 벼랑에서 한 그루 소나무처럼 
 나 여기 서 있는데 바람이 부네 
 황토의 흙바람이 몰아쳐 오네 
 비야 비야 내려라 이 땅을 적셔 주어라 
 비야 비야 비야 내려라 그림자 씻어가도 좋아 
 이 비가 그친 뒤에는 인생의 산마루에서 
 한줄기 무지개가 보고 싶구나 
 물안개 뽀얗게 일어 나의 무지개가 
 비야 비야 내려라 이 땅을 적셔 주어라 
 비야 비야 비야 내려라 그림자 씻어가도 좋아 
 바람 부는 벼랑에 서서 나는 너를 부른다 
 나 너를 부르면서 목이 마른 데 
 비되어 내려다오 나의 사람아 
 비야 비야 내려라 이 땅을 적셔 주어라 
 비야 비야 비야 내려라 그림자 씻어가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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